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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헛발질 하기

경찰 이동식 색소 물대포, 과연 안전할까? - 식약청에 물어봤더니..

경찰 이동식 색소 물대포, 과연 안전할까?
식약청에 물어봤더니.. - "눈에 들어가면 좋을리 없어"

무차별 살포, 경찰의 이동식 "색소 물대포"

폭도라고 한다. 기자도 맞았고, 길가던 시민도 맞았다. 맞은 사람은 '폭도'다. 무슨 소리냐면, 바로 경찰의 이동식 색소 물대포 이야기다.

아래 사진을 보면, 모든 것이 드러난다.



사진=오마이뉴스 ⓒ 권우성


 

사진=오마이뉴스 ⓒ 권우성

관련기사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063482
경찰 무차별 색소 살포.. 어린아이도 맞아
[오마이뉴스] 2009. 2. 7


색소 물대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기억하겠지만, 이미 작년 8월에 색소 물대포는 처음 등장했다. 이때는 '물대포 차'에서 대량 살포했다. 처음에는 빨간 색을 썼지만, '피 같다'는 지적에 따라서 친절하게 파란색으로 바꾸었다.

난 당시에 '색소 물대포'에 섞인 색소의 성분을 물었다. 하지만, 경찰은 상당히 오랜시간 묵묵부답했다.


▲ 2008년 8월에 뿌렸던 색소 물대포

당시 10여일만에 받은 짤막한 답변에는 "식용 색소를 섞어서 냄새도 안나고 무해하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얼굴"을 향해서 직접 분사하기도 하고, 어린아이까지 '폭도'로 보고 뿌려대고 있으니 심히 걱정이 되었다. 과연 식용 색소는 피부에 닿아도 별 무리가 없는 것일지 궁금해졌다. 그리고, 물을 얼굴에 뿌리면 상당히 위험한 일이 많을텐데, 이에 대한 규정이 있는지도 궁금했다.

다시 경찰청에 물어봤더니..

그래서 국민신문고(www.epeople.go.kr)를 통해서 경찰청에 물었고, 다음과 같은 답을 얻었다.

  경찰청 경비국 경비과   홍ㅇㅇ   02-313-0681
 2009.02.09 접수   2009.02.16 19:08:00 답변

 물포는 시위대와의 직접적 접촉을 차단하고, 상호간 안전도모 등을 위해 사용요건․절차․살수방법을 준수하여 부득이한 경우 사용하고 있으며,

 특히, 시위대가 도심 주요도로를 불법 점거한 채 차벽 손괴, 경찰관 폭행 등 극렬폭력시위를 전개함에 따라 일반 시위대와 과격 폭력행위자를 구분하기 위해 인체에 무해한 식용 색소를 혼합하여 사용한 바 있습니다.

 경찰에서는 물포운용요원에 대하여 안전사용법 등 집체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출동시마다 물포 안전사용에 대한 교양을 수시로 실시하고 있어 현장상황에 따라 안전하게 사용토록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경찰은 평화적 집회시위는 보호하되, 불법폭력시위자는 필벌한다는 원칙 아래 불법행위자는 엄정 사법조치 하는 한편, 불법시위로 발생한 인적, 물적 피해에 대해서 반드시 법적책임을 물음으로써 건전한 시위문화가 자리잡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식용색소는 무해할까? 식약청에 물어봤더니..

경찰과 동시에 나는 식약청에도 '식용색소'가 피부 등에 닿았을 때 무해한가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경찰보다 더 빨리 답변이 왔다. (국민과 가까운 경찰의 민원처리는 언제나 가장 느리다.)

전화로 답변을 해주었는데, 질문의 의도를 식용 색소 등이 아토피를 유발한다는 보도때문이라고 생각했는지, 그 부분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최근에 스폰지 등의 TV프로그램에서도 식품첨가제 등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해서 그런가보다.

어쨌든, 식용색소는 일단 '먹어도 무해하고 피부에 닿아도 무해하다'는 결론을 알려줬다. 이에 대해서는 아래 보도에 나타난 실험결과를 근거로 삼았다. 세계적으로 처음 한 실험이라고 했다.

<`과자의 공포' 논란 잠잠해질까> 연합뉴스 2007.1.12
http://media.daum.net/society/nation/others/view.html?cateid=100011&newsid=20070112060213590&p=yonhap



그런데, 만약 눈에 들어가거나 하면 좋을 것이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선 자세한 실험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음식물을 섭취하면서 생기는 문제에 대한 실험이니, 그것을 굳이 눈에 넣을리가 없었다.

내가 '경찰이 요즘 색소 물대포를 사람에게 쏘기 때문에 물어본 것'이라고 하니, 담당자는 난감해했다. 그러한 사실을 몰랐다고 한다.


경찰은 색소 물대포를 쏠 때, 한 번만 더 생각하라

경찰은 '불법 폭력 시위자'에게만 물대포를 쏜다는 거짓말을 버젓이 하고 있다. 그냥 '불법 시위자'에게 다 쏜다. 폭력 없어도 쏜다. 기자에게도 쏜다. 아이에게도 쏜다. 인도에 있는 행인에게도 쏜다. 그런데 우리나라에 현재 '합법 시위자'는 드물다. 야간에는 집회가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어차피 모두 '불법 시위자'다.

주말에 하는 집회도 거의 허가를 내주지 않기 때문에, 우린 모두 '불법 시위자'가 되기 쉽다. 그러니, '물대포 과녁'이 된다는 뜻이다.

그러니 '불법 폭력 시위자'라고 하지말고, 그냥 '불법 시위자'라고 솔직히 말해라. 불법인거 이미 다 알고 있다.

그러니 하나만 부탁드린다. 얼굴에는 쏘지 말아달라.

아무리 "시민"과 "시위대"를 분리하는 정책이라고 해도, "얼굴"에 무엇인가를 쏜다는 것은 참 위험한 일이다. 적어도 어느정도 수압을 가진 물은 얼굴에 잘못 맞으면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니, 제발.. 얼굴은 겨냥하지 말아달라. 아예 물대포를 쏘지 말라는 부탁은 하지 않는다. 그런 부탁이 통할 정도의 이성은 이미 경찰에게 없음은 이명박 정부에서 뼛속까지 깨달았다. 그리고, 안전교육은 별 효과가 없는 것 같다. 다른 방법을 찾아보시라. (이미 저 위의 기사에 나온 몇몇 사진만 봐도, 안전교육이 전혀 안먹히고 있다는 것이 증명된다.)

"불법을 했으니 쏜다"라고 하지만, 불법에 대한 처벌은 색소 물대포를 얼굴에 쏘는 방법으로 해선 안된다. 경찰이 이 부분을 더 잘 알것이다.

용산참사 논란에서 "불법 폭력 시위를 했으니..." 라고 자꾸 논점을 흐리지만, "불법 폭력 시위"를 했다고 해도 시위자와 경찰이 죽을 정도로 무리한 진압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 더 쉽게 이야기하면, '불법' 저질렀다고 '현장 사형'을 선도해선 안된다는 뜻이다.

다시 부탁드린다.

색소 물대포... 얼굴에는 쏘지 말아달라. (안쐈다고 발뺌은 하지 말아달라는 뜻에서 다시 사진을 싣는다. 사진을 찍어준 오마이뉴스 기자분께 감사드린다.)

사진=오마이뉴스 ⓒ 권우성
"제발, 이렇게는 쏘지 말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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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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