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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헛발질 하기

검찰 동생 경찰? - 이젠 용역이 치안을 담당할까?

검찰 동생 경찰?
이젠 용역이 치안을 담당할까?


"괜찮아, 형이 있잖아..."

갑자기 '형님아' 코너가 생각난다. 동생이 무슨 잘못을 해도, 일단은 감싸고 도는 바로 그 아름다운 모습. 이번 용산 참사를 조사한다고 하는 (나는 그걸 조사라고 부를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검찰 덕분이다.

경찰의 형님은 바로 검찰이라는 것이 너무 잘 드러난다.

처음에 경찰은 "용역업체"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발뺌해 왔다. 증인들이 많았어도, 검찰은 "거짓말 하지 마라"고 하면서 경찰을 감쌌다. 그런데, 아뿔싸... 자신들이 똥인지 된장인지도 모르고 압수수색한 테입과 동일한 테입을 가지고 방영한 PD수첩에서 화면을 보여주고 사실확인도 했다. PD수첩 입장에서는 천만다행이었다. 압수수색이 이루어지고, 검찰이 그 테입을 뭉개버리면 진실은 안드로메다로 날아갔을텐데...

그래서 이제 정의가 이루어지나 했다...

하지만, 그런 "정의"를 무참히 깨버린 것은... "경찰 형님 검찰" 덕분이다. 무얼 그렇게 고민하시나 했는데, "어떻게 하면 경찰을 무혐의로 풀어줄까"를 고민고민 하셨나보다.


진압 작전에 참여 했지만, 죄는 아니다? 술을 마셨지만, 음주 운전은 아니다?

이건 대체 뭔가?

"진압작전에 용역업체가 참여해도 괜찮다"는 검찰 수사 방침은 정말 귀를 의심하게 한다.


검찰 "용역업체 직원, 사실상 경찰 작전 참여" [MBC] 2009.2.6
http://media.daum.net/society/others/view.html?cateid=1067&newsid=20090206081503742&p=imbc

[일부발췌]
소방관이 소화전에서 호스를 끌어다 줬지만, 이건 경찰이 요청한 거였고, 물포를 쏜 건 불을 끄기 위한 게 아니라  망루 설치를 방해하기 위한 경찰의 작전이었다고 했습니다.

소방관이 시켜서 대신 쏜 거라는 경찰과 용역 업체의 주장이 모두 거짓으로 드러난 겁니다.

그런데도 검찰은 용역업체 직원과 경찰 모두 처벌할 수 없다고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찰은 "행정법상 행정의 보조자로 동원됐다"는 논리를 들고 나왔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처벌해야 한다는 논리대로라면 컨네이너 박스를 올려준 크레인 기사도 처벌해야하냐"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국민 앞에서 떳떳하게 거짓말을 해도 괜찮은 존재인가? 금방 탄로날 거짓말을 하다가 들켰다. 하지만, 큰형님 "검찰"이 열심히 법전을 뒤져서 "괜찮아, 어깨 펴고 살아!"라고 한다. 아름다워서 눈물이 나려고 한다. 피눈물이 말이다.


경찰 병력을 획기적으로 줄여라!?

이제 경찰은 집회때마다 전국의 전의경을 부를 필요가 없게 되었다. 용역업체를 부르면 된다. 용역업체의 탈을 쓴 조폭을 불러도 된다. 그리고, 무참히 밟아버리면 끝! 그리고 발표한다. "행정법상 행정의 보조자로 동원되었으니 조폭에게 무죄! 경찰도 무죄!"

잘 되었다. 구조조정 운운하는데, 이 참에 경찰 병력을 약 1/10로 줄일 수 있겠다. 행정 인턴들을 대거 경찰서로 보내서 특공대와 함께 진압 작전에 투입해도 되고, 경찰 병력을 줄인 자리에, 경찰 출신들을 '비정규직'으로 앉히면 되겠다. 그게 더 싸고 "질좋다".

검찰의 "크레인 기사도 처벌해야 하나"논리는 창피한 것

지금 문제삼는 것은 "폭력적인 진압"에 용역업체가 직접 참여했다는 것이다. 물대포를 쏘는 것은 상당히 폭력적이고 심각한 진압방법이다. 이미 촛불집회때, 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발포한 경찰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기도 했다. 그런데, 그런 무시무시한 일을 일개 용역에게 시켰다는 것은, 경찰의 존재의미가 없다는 뜻이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아무나 물대포를 쏠 수 있다"면, 경찰은 스스로 자신이 필요없음을, 경찰 훈련은 아무런 의미가 없음을 말해준다. 일개 용역도 할 수 있는 일을 굳이 경찰이 할 필요가 없지 않나?

경찰이 물대포를 쏠 수 있는 권리는 바로 훈련이 되어 있고, 그 훈련수칙을 잘 알고 있다는 전제하에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한도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서 아무나 물대포를 쏘게 하면 안된다는 뜻이다. 그런데, 난데없이 "크레인 기사"를 끄집어 내는 검찰의 법논리는 좀 의아하다.

크레인 기사를 대신할 수 있는 경찰이 있었다면 처벌 대상이 되어야 마땅하다. 하지만, 그렇지 못했다면, 처벌 대상이 아니다. 물대포 쏠 수 있는 경찰이 없어서 용역을 시켰나? 정말 그런건가? 옆에 방패들고 있는 경찰들은 경찰도 아닌가?

용역이 의경보다 더 낫다는 뜻인가? 경찰이 스스로 체면을 깎아 내리는 결정을 하고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검찰이 더 부끄럽다

거짓말하는 경찰보다 그걸 감싸주려는 검찰이 더 부끄럽다. 검찰이 미네르바를 구속하려고 법전을 뒤적이며 죄를 씌우는 행위를 보다가, 갑자기 변한 검찰을 보니 더욱 그렇다.

검찰의 칼날이 국민을 향할때만 날카롭고, 경찰의 위법행위에 대해서 무뎌진다면, 이미 검찰은 스스로 자멸한 것이다. 이런식이면 이제 누가 검찰의 수사를 믿겠나? 누가 검찰이 공정하다고 하겠나?

검찰이라고 하기보다 오히려 "경찰 변호사"같은 수사과정은 우리 국민 모두를 웃음거리로 만들지도 모르겠다. 언제까지 정치 후진국을 남아 있어야하나?

제발 검찰의 제대로 된 수사를 바란다. 적어도 미네르바에게 보여주던 그 당당함을 찾아라. 아니,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서 노무현 대통령에게 호통치고 윽박지르던 그 기개를 찾아라. MB에겐 무서워서 못하나?

이명박 대통령이 아래와 같은 사과를 할만큼 통이 큰 사람인지도 궁금하다. 잘 읽어보기 바란다. 같은 사태에 어떻게 다르게 대응했나 말이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시위 도중에 사망한 전용철, 홍덕표 두 분의 사인이 경찰의 과잉행위에 의한 결과라는 인권위원회의 발표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경찰은 이 조사결과를 수용한다는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입니다.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 그리고 돌아가신 두 분의 명복을 빕니다.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사죄말씀을 드리고 아울러 위로 말씀을 드립니다.

인권위원회의 권고에 따라서 정부는 책임자를 가려내서 응분의 책임을 지우고 피해자들에 대해서는 적절한 절차를 거쳐서 국가가 배상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한번 더 다짐하고 또 교육을 강화하도록 하겠습니다.

저의 이 사과에 대해서는 시위대가 일상적으로 휘두르는 폭력 앞에서 위험을 감수하면서 힘들게 직무를 수행하는 경찰의 사기와 안전을 걱정하는 분들의 불만과 우려가 있을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자식을 전경으로 보내 놓고 있는 부모님들 중에 그런 분이 많을 것입니다.

또 공권력도 사람이 행사하는 일이라 자칫 감정이나 혼란에 빠지면 이성을 잃을 수도 있는 것인데, 폭력시위를 주도한 사람들이 이와 같은 원인된 상황을 스스로 조성한 것임에도 경찰에게만 책임을 묻는다는 것은 불공평하다는 비판이 있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공권력은 특수한 권력입니다. 정도를 넘어서 행사되거나 남용될 경우에는 국민들에게 미치는 피해가 매우 치명적이고 심각하기 때문에 공권력의 행사는 어떤 경우에도 냉정하고 침착하게 행사되도록 통제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러므로 공권력의 책임은 일반 국민들의 책임과는 달리 특별히 무겁게 다루어야 하는 것입니다.

이 점을 국민 여러분과 함께 공직사회 모두에게 다시 한번 명백히 하고자 합니다.

아울러 말씀드리고 싶은 점은 쇠파이프를 마구 휘두르는 폭력시위가 없었다면 이러한 불행한 결과는 없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이점에 관해서는 정부와 시민사회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진지하게 대책을 마련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정부도 이전과는 다른 대책을 세우도록 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다시 한번 송구스럽다는 말씀과 함께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하겠다는 다짐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05.12.27 [관련기사]
대한민국 대통령 노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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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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