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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죽을지도 모르는데, 무전기 꺼놓고 뭐했을까?
 김석기 서울 경찰청장의 직무유기



경찰청장 이름을 모르던 시절이 좋았다

역사상 가장 유명했던 경찰청장은 어린이도 모두 아는 '어청수' 전 총장이다. 세상에! 대통령도 아니고 국무총리도 아닌데, 그 이름이 그렇게 유명해질 줄이야! 몇만명이 모여서 '어청수 물러가라'를 외치고, 스님들이 '어청수 사과하라'를 외치게 만들었던 그런 경찰청장... 이름을 모르던 시절이 더 좋았다.

그리고 이제 새롭게 '김석기'라는 이름이 오르내린다. 또다시 어린이들까지도 들먹일 유명한 이름이 될 것같은 기분이다. 참 착찹하다. 그리고 서글프다. 경찰청장은 어차피 우리 서민과는 별 관련도 없던 사람인데, 어떻게 하다가 이렇게 '가깝게' 되었는지... 인생 역정이 참으로 애닯다.


거짓말 하다가 들키는 초등학생처럼..

민중의 지팡이. "거짓말 하면 경찰 아저씨한테 잡혀간다"는 말에 두려워서 스스로 진실을 털어 놓던 어린 시절. 그런데, 이제 경찰은 거짓말을 입에 달고 산다. 큰일이다. 곶감과 호랑이에서 호랑이가 느꼈던 위기감을 이제 경찰이 느껴야 할지도 모르겠다.

김석기 내정자는 이미 지난 1월 21일에 국회에 나가서 거짓말 하다가 혼났다. 처음에 경찰특공대 투입관련해서 "보고만 받았고 승인은 한 적 없다"고 우기다가 자신의 사인이 들어간 문서를 내 놓는 민주당 김유정의원에게 굴복하고 말았다.

"주어가 빠졌으니 내가 한게 아니다" 라는 BBK 명언처럼... 혹은.. "술은 먹었지만 음주운전을 안했다"는 그 유명한 말처럼.. "사인은 했지만 승인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하면서, 우리나라 전체.. 아니 전세계 전체의 "결재문화"를 뒤집어 버릴 뻔 했다.

하지만, 곧 거짓말을 인정하고 물러선다. 경찰이라서 그런지, 정말 경찰답다.


관련기사 : <용산참사>김석기, 추궁끝에 "보고만 받았다"→"내가 승인" [뉴시스] 2009.1.21
http://media.daum.net/society/others/view.html?cateid=1067&newsid=20090121183805493&p=newsis


경찰의 거짓말은 이것뿐이 아니다.

PD수첩에서 밝혀진 바대로 철거 용역에게 물대포를 쏘게 하고는 "절대 그런 일 없다"고 발뺌하는 아름다운 모습도 보여주신다. 하지만, 곧 밝혀진다.

진실게임 하는 것도 아니고... 도대체 경찰은 왜 거짓말을 계속 할까?


사람이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지휘관이 무전기를 꺼놓고 보고도 안받아?

거기다 한 술 더 뜬다. 특공대를 투입할 정도로 중차대한 상황에서, 지휘관은 그냥 무전기 꺼 놓고 사무실에만 있었다고 한다. 중간중간 보고도 안받았고 지시도 안내렸다고 한다.

그러면, 뭐하러 사무실에 있었을까? 그 긴 긴 시간동안 김석기 내정자는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사람이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서울 경찰청장이 부하들의 보고도 못받고서 집무실에 갇혀 있었다는 소리인데.. 이건 말이 안된다. 왜냐하면, 부하들의 작은 잘못이라도 지휘관까지 영향을 미치는 조직이 바로 경찰과 군대 아니던가.

관련기사 : “용산 진압 당시 무전기 안 켜놨다” 김석기 내정자 진술 논란 [서울신문] 2009.2.5
http://media.daum.net/society/others/view.html?cateid=1067&newsid=20090205045713286&p=seoul
(사진=위 데일리서프 기사)


차장이 있어서 꺼놔도 된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그러면, 뭐하러 청장 뽑을까? 차장만 남겨두지. 이건 명백한 직무유기다. 하지만, 검찰은 이런 부분은 분명히 "너그럽게" 넘어갈 것 같다.

신경민 앵커의 말도 인상적이다.


신경민 “김석기 믿어주는 검찰, 참 너그럽다” 직격탄 [데일리서프] 2009.2.5
http://media.daum.net/society/media/view.html?cateid=1016&newsid=20090205104702447&p=dailyseop


그렇다. 이젠 경찰청의 수뇌부들은 "무전기 꺼 놓고, 보고서에 사인은 했지만 승인한 것은 아니다"라고 발뺌하면서 집무실에서 밤새 하는 케이블TV나 보면 장땡이다. 사람이 죽어도, 어떤 경찰의 잘못이 있어도 어차피, 검찰은 믿어주니까.

어째, 그리 아웅다웅이던 경찰과 검찰이 이리도 친해졌는지는 잘 모르겠다. 역시, "비지니스 프렌들리"한 대통령 덕분이다. 다들, "정치적 비지니스"에 동참한 듯 하다.

처음부터 "어떻게 하면 무죄로 풀어드릴까요?" 라고 시작한 듯 한 검찰 조사 결과는 기다려지지도 않는다. 이리저리 뛰면서 증거를 수집하는 능력은 PD수첩보다 더 못했다. 하긴, 이번에도 PD수첩을 구속할지도 모르겠다. 죄명은.. "비밀 유포죄" 정도가 되겠지.

세상이 거꾸로 돌아가고 있다. 그렇다고 역사의 수레바퀴가 변하지 않는다. 역사책은 맘대로 고칠지 모르지만, 역사는 맘대로 고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미디어 한글로
2009.2.5
http://media.hangul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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