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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헛발질 하기

건강보험료 동결? - 지역가입자는 이미 올랐는데..

건강보험료 동결? - 지역 가입자는 이미 올라서 아우성인데?
매년 있었던 지역가입자 과표조정, 불황겹쳐 더 큰 '체감 인상폭'




신선한 소식 - 건강보험료 사상 첫 동결? 정말?

안그래도 이것저것 오른다는데, 이번엔 매년 오르던 건강보험료가 오르지 않는댄다. 뉴스 제목만 봐도 너무 너무 기쁘다.

내년도 건강보험료 사상 첫 동결 [연합뉴스] 2008.11.27
http://media.daum.net/society/view.html?cateid=1067&newsid=20081127133405967&p=yonhap
(일부발췌)

건강보험료 동결은 2000년 건강보험 제도가 시행된 이후 처음일뿐 아니라 1977년 조합 형태의 의료보험 제도가 도입된 이후로 따져도 사상 처음이다.

의료보험조합의 통합으로 건강보험이 태동한 이듬해인 2001년에는 20%나 보험료가 올랐고 2002년 6.7%, 2003년 8.5%, 2004년 6.75%, 2005년 2.38%, 2006년 3.9%, 2007년 6.5%, 2008년 6.4% 등의 인상률을 기록했다.

보건복지가족부가 어려운 결정을 한 것 같아서 박수를 쳐주려고 하다가.. 이상한 댓글 분위기에 사뭇 놀랐다.



▲ 위 기사에 달린 다음 댓글. 분노에 찬 댓글이 매우 많다


건강보험료가 이미 11월에 올랐다고? 이건 또 무슨소리?

11월에 올려 놓고 내년에 동결한다고 발표했다면, 이건 전형적인 '대운하식' 기만행위다. (안한다고 하고 하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

그래서 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http://www.nhic.or.kr/)에 가서 확인해 보기로 했다.



그런데 뜨는 창부터가 심상치 않다.



"소득금액 및 재산과표 적용"이란 단어가 눈에 뜨이고 '문의 전화가 많다'고 한다. 그러고보니 나도 아이 출생등록 때문에 전화를 했는데, 야속하게 끊어졌다. (기다리라는 말이 아니고, 그냥 다시 전화하라고 한다. 건강보험공단은 1588-1000으로 전화를 통일해서 지사 전화번호도 모른다.)

그래서 이곳 자유게시판을 훑어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자유 게시판은 '자유 성토 게시판' 수준으로 격앙된 분위기였다.


▲ 이곳도 예상대로 "몇배나 올랐다"라는 의견과 함께 "전화 좀 받아라"가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전화 정말 안된다)
이게 어찌된 일일까? 분명히 "동결" 이라고 했는데 말이다.

자료를 샅샅이 뒤져보니, 메인화면에 아주 작게 (혹은 크게?) 링크된 글이 하나 있었다. 간신히 찾은 글은 아래와 같다.


매년 있어왔던 부과자료 적용인데? - 지역가입자의 건강보험 계산에 필수적


공부를 좀 해야 이 사건을 알 수 있다. 직장 가입자는 매월 받는 월급의 일정%(현재 2.54%)가 빠져나간다. 그런데 지역 가입자는 단순히 소득만으로 측정하지 않는다. 소득, 재산, 자동차, 성,연령 등을 모두 일정 점수화 해서 "점수당 얼마(현재 점수당 148.9원)" 를 계산하는 방법으로 한다. (여기에 장기요양 보험료가 추가되는데 논의에서 제외하자.)

직장 건강보험이야 어차피 소득이 뻔히 공개되는 것이니까 별 문제 없이 계산이 되지만, 지역 건강보험 가입자의 소득은 국세청도 모른다. 즉, 자영업자들의 소득이 불투명하다는 전제하에 그나마 "집"이나 "자동차" 등을 감안해서 점수를 매기는 것이다. (전세 살아도 전세금을 계산해서 산정한다.)

그런데 매년 11월부터는 지난 해 소득과 더불어 여러가지 변동사항(집값이 오른다든지.. 등등)을 다시 계산해서 적용하는데, 이것을 "신규 부과자료 적용"이라고 한다. (헥..헥..)

그러니, 이번 11월에 신규 부과자료를 적용하는 것은 매년 있어왔던 것이다. 이것 말고, 연말에 건강보험료 산정에 적용되는 직장용 %(혹은 등급기준-이제는 폐지됨)와 지역용 점수당 금액을 또 올려왔다. 그런데 올해는 이렇게 올리는 짓(?)을 안하겠다는 기사일 뿐이다.


그런데 왜 이리 난리인가? 아무일도 없는 셈인데? - 매년 통과의례?

그런데 왜 올해만 이러는 것일까? 작년에도 그랬을까? 그래서 한 번 찾아봤다. 같은 자유게시판의 작년 11월 게시물을 살펴봤더니, 비슷했다.


▲ 2007년 11월 말 상황

그런데, 적어도 강도나 숫자는 올해보다는 좀 덜한 듯한 느낌이 많다. 올해에는 전화가 아예 안되는 경우가 더 많은데다가, 그나마 마련한 인터넷 이의신청도 자꾸 다운이 되고 그러는지 불평이 많다. (http://www.nhic.or.kr/wbc/wbct/popup.htm)


지역가입자, 건강보험료 얼마나 올랐나?

"건강보험" 대신에 "과표적용"이란 단어로 검색하면 쉽게 그 정보를 알 수 있다. (보건복지부나 건강보험공단에서는 잘 찾기가 힘들었다.)


지역가입자 건보료 11월분, 평균 3990원 인상 
평균 5.89%↑...인천, 의정부 등 9% 이상 ‘폭등’ 
[헬스코리아뉴스]2008.11.21  http://www.hkn24.com/news/articleView.html?idxno=19819

(일부발췌)
보험료 증가율은 평균 5.89%로 예년 수준(2005년 5.5%, 2006년 6.2%, 2007년 6.1%)보다는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지역별로 인상율이 특히 높은 지역은 공시지가 상승폭이 컸던 인천시 전역(인천남동 9.93%, 인천남구 9.49%)과 주택가격상승을 주도했던 경기 의정부(9.42%) 및 서울 도봉(7.60%), 노원 등 강북지역이다.

이번 부과자료 적용으로 보험료가 전월 대비 5000원 이하 증가하는 세대는 133만세대(증가세대의 39%)이며, 5000원초과 2만원 이하 증가하는 세대는 135만세대(증가세대의 40%)인 것으로 나타났다.



집 값 오른 지역 건강보험료 '오른다' 
11월부터 보험료 기준 조정…세대당 월평균 3990원 증가
43%는 오르고, 12%는 내리고, 45%는 변동없어  [KMAtimes] 2008.11.21
http://www.kma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50850

복잡하긴 하지만, 분명히 작년보다 더 증가폭이 낮았는데도 사람들은 "건강보험료 폭탄"을 맞았다고 말하고 있다. 이건 너무나도 당연하다. 지금은 엄청난 불황의 그늘이 드리운 시기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작년과의 숫자비교로 줄었다고 할 수 없다. 지금은 작년과 같은 수준의 보험료를 내라고 해도 폭탄에 가까울 정도로 살기 어렵다.

거기에다 종부세도 극구 반대하던 정부로서는 집값 상승분을 적극 건강보험료에 부과하는 것도 위헌의 소지가 있는지 검토해 봐야 하지 않을까?(이건 또 무슨 소린지.. ^^ 농담이니 넘어가시길..)


건강보험료 오른 사람 많으니 동결이란 표현은 제발...

어쨌든, 직장가입자는 분명히 동결된 것이 맞다. 그런데, 지역 가입자의 경우에는 43%가 올랐으니 '동결' 운운하는 것은 좀 삼가해주었으면 좋겠다.

그나마 요율도 안오르고 점수당 단가(?)도 안오른대서 다행이다. 11월에 "보험료 폭탄" 맞은 사람들에겐 그나마 위안이 될까?

이의 신청을 못하신 분들은 반드시 이의 신청에 성공하길 빈다. 전화 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이니 시간을 내서 직접 가든지, 에러를 잘 피해서 인터넷에서 신청하는 것도 방법이겠다.

아무쪼록, 건강보험에 관련된 여러가지 "오해"들을 푸는 것도 이명박 정부의 숙제같다. 오해가 참 많은 나날들이다.


미디어 한글로
2008.11.28
http://media.hangul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