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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으로 신발사기, 참 어렵네



인터넷으로 신발사기, 참 어렵네



운동화를 한켤레 사볼까?

정장을 입는 회사를 다닐때는, 운동화는 휴일에나 신는 신발이었는데, 그냥 일상복을 입고 다닌지 몇달이 지나니 운동화가 눈에 띄게 닳아버렸다. 다른데는 괜찮은데, 벗어놓으면 뒷부분의 천이 다 벗겨진 것이 보여서 참 민망할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어렵게 산다더니.. 신발도... ' 이런 측은한 눈빛... ^^ 뭐 그정도는 아닌데도 이상하게 신경이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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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보니, 참 없어보이긴 하네.. ^^


그래서, 편안히 신던 신발을 교체하기로 마음 먹었다.

발에 맞는 신발을 찾는 것은 나로서는 참 어려운 일이다. 잘못하면 발톱이 살을 파고드는 통에 아주 조심스럽다. (조갑감입인가 하는 이 병은 군대에서 발병해서 고질병이다. 다행히 지금은 완치가 되었지만, 재발은 순식간이니.. 그러고보니, 전에 홈페이지에서 가장 인기 있던 것이 그 완치에 대한 글이었네.. ^^)

그래서, 보통 '신던 것'과 똑같은 것을 산다. 똑같은 것이 없으면, 비슷한 것이라도... ^^ 결국엔 브랜드의 폭도 좁다. 내가 뭐 신발을 많이 신어본 것은 아니니 말이다.

그래서, 신던 신발과 같은 신발을 검색해 보기로 했다. 알다시피, 나이키다. 왜 신발가게에 안가냐고? 글쎄... 가면 무조건 적당히 타협해서 사는 성격탓에.. 맞지도 않는 것 사가지고 올까봐... 솔직히, 어디 사러 가서 실컷 신어보고 오는 것이 이상하리만큼 꺼려지기도 하고.. ^^ 요즘 모든 물건을 인터넷에서 구입하다보니... (뭐 이런 변명을..?)

뭐이리 종류가 많아? 진짜인지.. 아닌지...

첫마디는 이거다. 운동화 종류가 참 많은 것은 알고 있었지만, 아이고.. 너무 현란해서 보기도 힘들었다. 그런데, 참 이상한 것이 다들 "정품"을 강조하고 있었다. 당연한 것 같은데.. 왜 이리 싼걸까? 원래 나이키 운동화는 참 비싸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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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격이 저렴한 대신, 교환이나 AS 가 자유롭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그런데 상품 설명이 더 어렵다. 일본에서 수입한 것이라는 것, 외국에서 배송이 된다는 것, 진품 자체 확인이 불가능한 것 등등...

인터넷에서 떠도는(?) 진품 확인법 글 [관련글]은 잘 읽어보았지만, 도움이 전혀 안되었다. -.- 왜냐하면... 모두 직접 눈으로 보고 만져봐야 하는데... 인터넷에서는 그럴 방법이 없으니까 말이다.

가격이 저렴한 것은 대부분 "국내 나이키에서는 AS불가"라는 식으로 쓰여 있었다. 심지어 "반품불가. 교환불가"도 많았다. (외국으로 보내는 송료를 내면 가능하다고는 했다.) 아.. 어렵다.

가장 무서웠던 것은 ... "정품 문의 사절" 이었는데... 정품에 대한 자신감인지, 혹은 가짜라는 소린지 알도리는 없다.

왜 자꾸 정품에 집착하냐고? 그래도, 짝퉁보다 정품이 더 낫지 않나? 제품의 질이 비슷하다면 상관이 없겠지만, 그렇지 않은 것이 대부분의 짝퉁이니까.


그냥 등산화나 사볼까?

등산화를 어떻게 신고 다니느냐고 묻겠지만, 내가 아는 분 상당수는 등산화를 그냥 신고 다니시는데, 멋지기도 하고 발도 편하고 그러다고 늘 내게 권해왔다. 그리고 가장 강력한 꼬임(?)은 아내였다. 아내도 등산화를 신고 다니길 즐긴다.

그런데, 정말 편할까? 그럴땐... 찾아보면 된다. ^^

[찾아낸 내용은 여기에...]

너무 무식하다고 핀잔주지 마시라. 산행을 언제 해봤어야 알지.. ^^ 하긴, 청계산을 가끔가지만, 거긴 등산화 없이 조금 오르다가 내려와서 막걸리 먹느라... ^^

어쨌든, 찾아낸 단어는 "컴포트화"였다. 설명에 따르면 "일반적인 경,중등산화에 비해서는 무리지만 가벼운 산행은 즐기실 수 있게 생산된 제품"이라고 되어 있다. 사진을 보니, 편할 것 같았다.

그래서, 다시 사냥(^^)에 나섰다. 그런데, 등산용 컴포트화는 찾기가 힘들었다. 이거야 원... (이쯤되면, 나가서 사라! 사! 라고 외치는 분이 계실듯.. ^^)

그래서 얼마전에 글을 쓴 적이 있는 K2 제품으로 검색을 해보았다. 이건 짝퉁.. 아니 유사상표 구별법을 정확히 알고 있는데다 아까 찾은 글에도 K2제품이 예시로 나와 있었으니까. [전에 쓴 유사상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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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2, K-2 Mastin, K2 스포츠는 모두 K2의 유사상표
 일반 쇼핑몰에서는 K2정품을 보기는 힘들다고 한다.


그런데, 역시나(?)였다. 옥션에서는 K2 정품을 찾는 것은 힘들었다. 유사상표인 K-2, K2스포츠, K2뒤에 마크가 포함된 것들만 수두룩했다. 전에 들은 말로는 K2정품은 자체 쇼핑몰에서만 판매한다고 하던데, 정말인 것 같았다.

그래서 K2 홈페이지를 직관적으로 입력해서 찾아가려고 했다. 즉, k2.co.kr 이나 k2korea.co.kr 등등.. 그런데, 다 이상한 페이지로 연결되었다. 검색엔진에서 찾아보니... k2outdoor.co.kr 이 공식 홈페이지 주소였다.

그리고...그곳 쇼핑몰에서 등산화 정품 가격을 보고 말았다....!  하긴, 결혼 기념으로 받은 나이키 정품 가격도 비슷했으니... 그리 놀랄일은 아니다. 이거야 원...

다시 고민에 들어간다. 그냥 싼 '정품이라 주장하는' 나이키를 사느냐, 조금 무리하더라도 등산화를 사서 오랫동안 신느냐... 에이...그냥 마트가서 아무거나 살까...?

거참... 인터넷으로 신발사기, 참 어렵다.

덧붙임 거침없는 조언, 기대합니다.


미디어 한글로
2008.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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