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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정치를 잘 모르지만

우리나라엔 노빠와 반노빠(?)만 존재하나?

우리나라엔 노빠와 반노빠(?)만 존재하나?

이명박에 반대하면 노빠라고?

사회가 다양화 되었다고 하지만, 정치는 그렇지 못한가보다. 이번 이명박 정부의 정책이나 인수위의 헛발질에 대해서 비판하면, 어김없이 "노빠"라고 몰아세우는 댓글을 보게된다. (물론, "노빠"라고 그들이 얌전히 쓰지 않는다는 것은 잘 아시리라. 그들의 수준만큼 저급한 단어들 - 지난 5년간 써왔던 단어들-로 현직 대통령을 부른다.)

나야,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했고, 지금도 (일부는 빼고) 그 정책을 제대로 펴지도 못하고 접어야 하는 마음을 안타깝게 생각하는 노빠가 확실하기는 하다. 하지만, 가만히 보고 있으면, 내 글뿐만 아니라 다른 글의 댓글들은 모두 이런식이다.

이명박 당선자를 비판하면 노빠에 좌파에 사회에 불만이 많은 실패자로까지 몰린다.

그런데, 노무현 정부는 좌파라고 하기에 참 애매한 정부다. 제대로 좌파다운 정책 한 번 못펴고 우파다운 정책을 많이도 폈다. 쉽게 이야기하면 "덜 우파" 정도 될까? 한나라당처럼 "완전 우파"보다는 못하지만 말이다. 그러므로, '노빠=좌파'라는 공식은 틀렸다.

또한, 이명박 당선자의 여러가지 공약들은 상당히 문제가 많은 것들이 대부분이다. 내가 기억하건데, 이명박 당선자가 토론때마다 가장 많이 썼던 말은 "새로... 만들어서..." 였다. 즉, 무엇인가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은, 기존것을 없애든지, 유명무실화 된다는 뜻이다. 그러니 "새로 만들기 싫어하는  세력"이 당연히 존재한다. 그 세력을 단순히 "노빠"라고 하기엔 무리가 많다.

정부 조직 개편안만 보더라도, 그것에 반대하는 사람이 모두 노빠인가? 솔직히, 공무원들이 다 노빠인가? 아니지 않나? 한나라당을 지지하지만 개편안에는 반대하기도 하는데, 그걸 반대한다고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노빠"라고 몰아붙이는 것은,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

이명박 당선자를 지지하지만, 경부운하를 반대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또한, 노빠가 아니고 민주노동당이나 민주당 지지자나 문국현 지지자도 눈 부릅뜨고 비판을 하고 있다. 그들을 모두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자로 몰아세울 참이면... 대체 얼마나 큰 세력을 퇴임 대통령의 수하로 줄 참인가?


이명박 당선자는 대통령에 당선되었을 뿐이다

이명박 당선자보다 오히려 더 많은 득표를 했던 노무현 대통령의 지난 5년이 얼마나 험난했는지 잘 보지 않았나? 행정수도 이전만 해도 대표 공약이었는데, 이것도 참 논란이 많았다.

즉, 대통령에 당선된 것이 그의 모든 공약을 완수할 수 있는 "절대반지"를 가진 것이 아니란 뜻이다. 앞으로 그 공약들은 인수위가 두어달 대충 만든 계획으로 처리될 것이 아니고, 앞으로 5년동안 치열하게 검증하면서 처리해 나가야 한다는 뜻이다.

"국민의 지지를 받았으므로" 별다른 이견없이 가야 한다는 말 자체를 할 수 없는 것이 한나라당일진데, 그런 말을 서슴지않고 내뱉는 모습을 볼때마다... 아... 한숨만 더해진다. (그렇다면, 노무현 대통령의 수많은 좌절은 아예 없었을지도 모른다.)


넓은 시각으로 바라보자

누구는 요즘 "왜 맨날 이명박 정부를 까냐"고 묻는다. 그런데, 그게 현실인걸 뭐.

지난 5년 내내, 주요 언론이라 불리는 곳에선 노무현 정부를 잡아먹을 듯이 까댔다. 이제 공수가 교체되는 순간, 그들은 용비어천가를 부르고, 우리는 이명박 정부를 분석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민주주의다. 반대의 의견을 인정하고, 그것에 귀 기울일 수 있는 정치 (물론, 우리나라는 아직 멀었지만...) 똘레랑스의 미덕을 배워야 하겠다.

하고 싶은 말은 이것이다.

이명박 정부에 반대 의견을 말하는 것은, 노빠만은 아니다.


미디어 한글로
20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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