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끄적끄적

TV토론을 보면서 느낀 생각 - 100분토론, 설전, 그리고..

* 이 글은 지극히 주관적이고 개인적으로 끄적거린 내용입니다. 당연히 편향된 시각과 한쪽만의 의견만 담고 있습니다 *

어제(목요일)는 MBC 100분토론에서 기독교의 문제점에 대한 토론을 봤다. 오늘은 XTM에서 [설전]을 통해서 노무현 대통령의 정부조직 개편안에 대한 반대 토론을 보고, SBS에서 영어교육 관련한 토론을 봤다.

100분토론에 대해서 말하자면

"오, 하느님, 하나님!"

더 이상 말을 못한다. 왜냐하면 난 신자가 아니라서 말할 자격이 없다고 하셨고, 하나님의 교회는 문제가 있을 수 없다고 하셨다. (말의 차이는 있지만..) 모두 하나님이 알아서 해결해 주시리라.

세금을 내도록 해봤자, "낼만큼 버는 사람 얼마 없다"는 것은 논점이 아니다. 지금 문제는 "엄청 많이 벌어도 안내는 사람"들 때문에 모든 기독교가 욕먹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그것마저도 문제제기를 한다.. 왤까? 어차피 안낸다면 그냥 세무신고 하는 약간의 불편함으로 이런 비난 자체를 모두 잠재울 수 있는데 말이다. 또한, "소득세"를 내면 목회자의 권위가 떨어진다느니 하는 발언은... 아... (할 말을 잃음)

가장 나를 화나게 한것은, MBC가 계속 같은 문제를 여러번 제기한 이유를 자신들이 달라지지 않아서인줄도 모르고..."북한 공작원 둘이서 이야기를 하는데, 왜 성경을 읽느냐고 하니까 혁명을 하려면 저들을 알아야 해서 그렇다.."는 이상한 비유를 하면서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라고 한 부분과... (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인지? MBC가 빨갱이?) "목사가 노동운동에 앞장서서 사회 분열을 조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부분이었다. 노동의 신성함을 노동자에게 알려주고,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기독교의 윤리에 반하는가? 기독교에서는 "잔말말고 주인이 시키는대로 하라"고 가르치는가? 오히려, 사회 분열을 조장하는 것은 그들이 지적조차 못하는 거대 교회의 거대 권력이 아니던가? 배 두드리면서 온갖 탈법적인 수단으로 교회세습이라는 무시무시한 일을 벌이는 그들이야 말로 "기독교의 윤리에 반하는" 분들 아닌가?

이런 이야기 하면 다시 나는 말을 못한다. 왜? 그분께서는 "안믿으니 그런말 할 자격 없다"고 하시니까. (다음에 불교쪽 비판 하기만 해봐라.. ^^) 근데, 교회는 우리 사회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마당에, 과연 믿지 않으면 말하지 말라고 할 수 있을까?

그리고 무슨 말만하면.. "우리 교회가 얼마나 좋은 일 많이 하는데.. 태안에 가면 대형교회차가 얼마나 많은데.."라고 한다. 누가 좋은일 안한댔나? 좋은일 하면서 욕먹지 말고, 떳떳하고 투명하게 좋은 일 하면 얼마나 좋나? 마치 삼성이 "우리가 태안에서 얼마나 많이 봉사하고 있는데..!" 라고 하는 것과 비슷하게 들려서 기분이 영 찝찝했다. 그러고보니, 대형교회에 대한 비판에 조목조목 반박하는 논리가 최근 논란이 일었던 "재벌세습"등을 변명하는 논리와 비슷했다. "삼성이 세계적으로 얼마나 유명하고, 우리나라 경제를 얼마나 많이 발전시켰는데... 왜 탈법 조금한 것 가지고 난리냐!"는 식이다. 휴... 할 말이 더 없어졌다. ^^


설전에 대해서 말하자면

설전은 허경영씨 토론때부터 상당히 재밌게 봤다. 그런데, 역시 케이블다운 토론자세다. 이거 거의 막말 수준까지 오간다. ^^ 그래서 재밌다. 그런데 제발 쓰지 말았으면 하는 "뗑깡(지랄병의 일본말)"이란 단어를 계속 쓴다. 이건 안했으면 좋겠다. 이미 내가  "나경원 대변인님, 뗑깡이라뇨?" 이란 글에서 썼듯이, 쓰지 말아야 할 말이다. 영어 교육에 몰입하다가, 아무래도 "언어 순화"에 실패해서 나온 말 같다.

그건 그렇고, 김흥국씨의 중간 인터뷰는 재밌었다. 근데, "공천 주면 나옵니다"라는 말고 "근데 아무도 생각 안하는 것 같다"라는 말, 그리고 "월요일에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는 말.. 어쩐지 뭔가 안어울린다. 그냥 축구나 계속 하셨으면 좋겠다. 아니면.. 연예인이 정치에 나섰다가 다들 돌아선 이야기를 좀 더 들으시든지.. 이순재씨나 김을동씨, 신성일씨, 정한용씨, 고 이주일씨 등등..  그냥 연예인이 훨씬 좋은 직업같다. 더 오래갈 수 있고...

어차피 우리나라에서 토론은 "자기 입장만 이야기 하다가 실수 하면 좀 공격당하는" 수준이라, 별로 소감은 없다. 그나저나, 10년전에는 김종필 총리 인준까지 막아서면서 국정 파탄을 이끌어왔던 한나라당이 이번에는 수비수가 되니까 "딴지 걸지 말라"고 호통을 치는 모습은... 참.. 상전벽해란 말이 어울린다.

그나저나, 작은 정부란게 정확히 뭔지 모르겠다. 덩치가 작다는 것인지, 부서 숫자가 작다는 것인지... 솔직히 이번 조직개편안에서 공무원 수는 그리 줄지 않는다. 부서만 많이 줄어든다. (그나마 돈 잘버는 우체국 민영화해서 몇만명 줄어든다고 뻥치고 있다. 줄이려는 대상이 일못하는 공무원이 아니라는 말이다.) 그게 작은 정부인가? 궁금해 미치겠다. "작다"는 의미가... 영어 몰입을 해서 좀 달라진건가?

SBS토론에 대해서 말하자면

테솔인가 뭔가로 영어교사를 뽑는 안에 대해서 말하는 것을 보고 참 재밌었다. 특히 "숙명여대"가 꽤 짭짤하게 이걸로 돈을 벌었는데.. 앞으로는 더 벌 것이라는... 어쩐지.. 숙대가 이번에 로스쿨에서 떨어져서 큰 타격을 입을 것 같더니만.. 인수위원장님이 가 계시는데.. 아무렴.. 그래서 그런 정책이 나온거구나. 이른바 "숙명여대 대박 프로젝트"로 영어 교육 혁신이? ^^ (물론 몇몇 대학도 같이 돈을 벌겠지...) 근데, 왜 등록금 인상에 대해선 말이 없지? 대학에 무한한 자유를 주겠다고 하는데, 등록금에 대한 것도 무한한 자유를? 그래서 그런가? (돈을 많이 쌓아두고 있는 대학들이 많은데도 계속 어렵다고 하면서 등록금 팍팍 올리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영어교육 논쟁이 정치 쟁점화 되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식의 발언만큼 정치적인 것이 있을까? 자기들은 여태 그걸로 교육을 정치화 해서 톡톡히 재미봤으면서.. ^^

어쨌든, 그나마 SBS토론은 "일단 사범대생중에서 우수한 인력을 뽑고, 모자라면 테솔등의 자격시험으로.." 이런식으로 정리가 되어가는 듯 보였고, "잘해보자"는 식으로 흘러가는 듯 했다.

솔직히, 나는 인수위의 머리좋으신 교수님들이 세상 물정을 모른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긴, 교육 실정은 모르실거다. 분명히...) 짧은 기간동안에 혁신적인 성과를 내려니까 자꾸 설익은 작품을 내놓는 것이겠지. 근데, 교육은 100년지대계라고 했거늘, 어찌 한 두달만에 다 결정하려고 하는지... 걱정이 태산이다.

이에 대해서도 "세부안"은 다음 정부에서 차차 논의한다고 했지만, 또다시 "장소가 좁아서 방척객도 제한하는 식"의 "밀실 공청회"로 해치울 것이라면... 각오 단단히 하시라. 국민들이 잠실 종합 운동장을 빌려서 공청회 장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참이니까!! ^^


어쨌든, 그동안 재미없었던 토론 프로그램이 갑자기 재밌어지기 시작했다.

지난 대선때는 토론 프로그램을 봐도 밋밋했는데, 요즘 들어서 인수위의 "떡밥" 덕분에 토론에 생기가 돈다. 역시, 권력을 잡으면 말실수가 잦은 것인가 보다. 맨날 그놈의 "입(혹은 주둥아리)"을 가지고 뭐라고 하던 그들이, 수비는 얼마나 잘하는지 두고보자. ^^

미디어 한글로
2008.2.2 새벽
media.hangul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