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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아랍에는 아라비아 숫자가 없다? - 숫자의 기원을 찾아서



아랍에는 아라비아 숫자가 없다? 

숫자의 기원을 찾아서

아라비아 숫자는 어디서 만든 숫자인가?

뭐가 대단한가? 이 정도 상식은 초등학교에서 다 배워서 안다.

아라비아(아랍)! 이라고 말하는 것은 조금 성급한 대답이고,

조금만 기억을 더듬어보면 '인도'라고 대답해야 한다.

조금 더 잘난체 하자면, "인도에서 최초로 0 [영]의 개념이 만들어졌고..."로 시작하면서 맘껏 거드름을 피워야한다.

그런데, 과연 다음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럼, 아라비아 숫자의 기원인 인도 숫자는 어떻게 생겼는가?

그렇다. 우린, 아라비아 숫자의 기원이라 불리는 인도 숫자에 대해서 잘 모른다. 인도를 여행한 사람도 인도 숫자는 그냥 지나쳤을 것이다.


아라비아 숫자의 유래 - 인도와 주변국의 숫자를 찾아

사실, 정확히 말하자면...인도 숫자란 존재하지 않는다. ^^

인도는 다언어 국가로 공용어가 20개가 넘는다. (그게 사투리 수준이 아니라, 거의 외국어 수준이다) 대표적인 공용어만 있을 뿐, 우리나라처럼 표준어라고 불리는 것은 없다). 그 언어들이 거의 다 고유의 '문자'를 가지고 있는데, 신기하게도.. 언어마다 '숫자'도 가지고 있다.

그 중에서 가장 많은 언어들이 '문자'로 사용하는 '데바나가리'가 아랍으로 건너간 숫자의 원형으로 보인다. 우리가 흔히 아는 옛말인 '산스크리트어'도 이 문자를 사용하고, 인도 델리 등지에서 사용하는 '힌디'도 이 문자를 사용한다.

아래에서 보면, 데바나가리에서 시작해서 아라비아 숫자로 오는 변형을 쉽게 알 수 있다. 특히, 이집트 등의 아랍권에서는 우리가 부르는 아라비아 숫자(유럽 숫자라고도 부름)는 잘 못알아본다고 한다.

즉, 아라비아 숫자는 아라비아(아랍)에서 안통한다는 소리가 된다.

(인도에서는 대부분 아라비아 숫자를 표기해 놓고 알아보지만, 버스 등에 그 지방의 숫자만 쓰여진 경우도 있어서 당황할 때도 많다.)

※ 이 도표는 제가 직접 작성한 것으로 최대한 많은 자료를 참고했으나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혹시, 오류를 발견하시면 즉시 댓글로 알려주시면 빠른 시간내에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물론, 데바나가리 문자(힌디, 산스크리트어 등에서 사용하는 문자) 이전에도 숫자는 있었다. 브라미 숫자(Brahmi numerals / 브라만 숫자)라 불리는 이 숫자에는, 안타깝게도 0이 없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Brahmi number 인도 고대 숫자


▲ 인도 고대 숫자 (서기 100년 경에 쓰인 문자) [en.wikipedia.org 에서 가져옴]



위 도표들은 아래의 자료를 참고했음을 밝혀둔다. 특히, 유니코드 체계의 발달로 위의 모든 문자는 유니코드 체계를 따르면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

http://en.wikipedia.org/wiki/Glyphs_used_with_the_Hindu-Arabic_numeral_system

http://en.wikipedia.org/wiki/Indian_numerals
http://en.wikipedia.org/wiki/Brahmi_numeral

http://www.unicode.org/charts/charindex.html

문자에 숫자가 따로 있다는 사실은 참 흥미롭다. 우리 한글에는 숫자가 따로 없다는 것이 좀 아쉽기도 하다. 세종대왕님께서 화끈하게 숫자 0의 개념과 함께 숫자도 같이 만드셨으면 하는 생각도 들긴 하지만.. 우리 한글은 유니코드 체계에서도 1만여자가 넘는 장소를 차지하고 있어서 다른 나라들의 눈총을 받고 있다고 한다. ^^

세계는 하나? 따로 또 같이..

숫자를 아무리 다르게 표시한다고 하더라도, 이미 세계는 아라비아 숫자 (인도-아랍숫자, 유럽숫자)로 쉽게 통한다. "국제 공용 숫자"인 셈이다.

숫자의 발달은 결국 기술의 발전을 가져왔고, 기술의 발전은 다시 숫자를 통합한 셈이된다.

그렇다고해도, 아라비아 숫자가 다른 숫자들보다 우월하다는 뜻은 아닐것이다. 모두 그 나름대로의 소중한 문자들이고 모두 쓰임새가 있는 법이다. 마치 '영어'가 세계적으로 공용어로 쓰인다고 하더라도 '우리말'은 충분히 존재가치가 있는 것과 같이 말이다.


한글로.

2007년 2월 9일